안녕하세요, 법학과 4학년 송지원입니다. 운이 좋게도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하여 법학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이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글쓰기를 망설이기도 했으나, 일반대학원 입시 과정과 학부 시절의 공부 방식, 성적 관리에 대한 고민을 함께 정리해 두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형식상 ‘합격수기’를 취하고 있지만, 단순한 입시 전략 소개에 그치지는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 과정의 합격 여부는 별도의 요령이나 단기 대비보다는, 학부 과정 동안 법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공부해 왔는지의 누적된 결과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일반대학원 입시 경험과 함께, 제가 생각하는 법학 공부의 방법이나 태도에 관해서도 일부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이 글이 진로를 고민하는 학우님들과 이제 막 법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후배님들께도 작은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제가 졸업한 이후에도 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노션(Notion) 어플을 이용해 본 글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을 통해 편하게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은 익명으로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일반대학원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로스쿨과 일반대학원 입시가 전형 요소 측면에서 상당 부분 중첩되어 있어 두 입시를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스스로의 실력을 테스트하고 학부 과정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자 했습니다. 셋째와 넷째 이유는 학부 과정 중 법학을 공부하며 개인적으로 깊이 고민하게 된 질문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로스쿨은 연 1회, 일반대학원은 연 2회(전기/후기)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두 입시는 공인영어성적, 학점, 서류, 면접 등 전형 요소의 상당 부분이 겹치기 때문에 과도한 부담 없이 병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두 곳 모두 합격할 경우 로스쿨에 진학하되, 둘 중 한 곳만 합격할 경우 해당 진로를 택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입시에 임했습니다. 즉, 일반대학원은 제게 플랜 B이면서도 진지한 선택지였습니다.
아래는 로스쿨과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전기 모집 기준)의 대략적인 전형 과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로스쿨 입시와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입시의 가장 큰 차이는 ① 핵심 시험의 성격, ② 인정되는 공인영어시험의 종류, ③ 서류 작성 시 글자 수 제한의 유무에 있습니다.
로스쿨 입시의 핵심은 7월 중하순에 시행되는 법학적성시험(LEET)인 반면,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입시의 핵심은 10월 중하순에 시행되는 전공필답고사입니다. LEET가 법학 지식을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 시험인 데 비해, 필답고사는 법학 전공자를 전제로 한 논술형 시험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분명히 다릅니다. 저는 일반대학원 원서 접수가 종료된 9월 말부터 약 한 달간 헌법, 민법, 그리고 법철학을 선택하여 필답고사를 준비했습니다. 필답고사 준비 과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후술하겠습니다.
공인영어성적과 관련해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로스쿨은 TOEIC, TEPS, TOEFL 등을 폭 넓게 인정(다만, 서울대 로스쿨은 TOEIC을 인정하지 않음)하는 반면,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은 TOEIC을 인정하지 않아 다수의 지원자들이 TEPS를 준비합니다. 저는 2024년 말에 TOEIC 915점을 취득한 이후 별도로 영어 공부를 하지 않다가, 2025년 9월 TEPS 348점을 획득하여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지원 자격(TEPS 327점 이상)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로스쿨을 1지망으로 고려하는 분들이 처음부터 TEPS만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은 다소 위험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TOEIC은 문제 풀이 기술을 통해 일정 점수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TEPS는 청해·독해 전반에 걸친 실질적인 영어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선 TOEIC을 통해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다진 뒤, 필요에 따라 TEPS에 응시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습니다.
서류 준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로스쿨 서류에는 글자 수 제한이 있는 반면,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서류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로스쿨과 일반대학원 입시를 병행하는 경우, 일반대학원 서류를 먼저 충실히 작성한 후, 이를 토대로 글자 수를 줄이고 로스쿨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게 일부 내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로스쿨 서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입시 준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반대학원 입시를 준비한 또 다른 이유는 학부 과정에서 쌓아온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스스로 점검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학부 과정 동안 법학 과목 75학점을 이수하고 전체 평점 4.22를 기록했으나, 로스쿨이나 일반대학원 입시 환경에서 이는 결코 높은 성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령 누군가 제 학점을 높게 평가하더라도, 학점만으로는 개인의 역량이 온전히 설명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저는 서울대학교뿐만 아니라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도 지원하며 제 실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진단해보고자 했고, 같은 맥락에서 10월에는 ‘법학능력검정시험’에도 응시했습니다. ‘일반대학원 입시에서 탈락하더라도 괜찮으니, 현재 나의 위치를 정확히 가늠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입시에 임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입시 과정에 모든 시간을 쏟아붓기보다는, 결과를 확인한 뒤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비교적 담담한 태도로 준비했습니다.
학부에서 법학을 공부하며, 저는 법학이 생각보다 훨씬 ‘열린 학문’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중등교육 과정에서 ‘정치와 법’을 접했을 때에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규범에 포섭하면 언제나 예측 가능한 결론이 도출되는 학문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법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동일한 규범과 사실관계 하에서도 다양한 해석과 결론이 가능하다는 점을 체감하게 되었고, 그만큼 더 깊은 탐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법학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사 과정 4~5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학사 학위만으로도 취업은 가능하겠지만, 과연 전문성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택한 직무에 장기간 만족하며 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적어도’ 석사 과정까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한 교수님의 수업을 9개 학기 동안 수강하면서 ‘법학 연구자가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실무가인 변호사와 검사는 직무 특성상 의뢰인의 이익을 위하거나 피고인이 적정한 형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소수의 사람 또는 일정 사건을 위해 투입되어야 합니다. 반면에 연구를 통해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타당한 법리로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이는 특정 사건을 넘어 다수의 법조인과 사회 전체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인해, 설령 로스쿨에 진학하더라도 변호사 자격 취득 후 곧바로 실무에 전념하기보다는, 연구를 병행하거나 전문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경로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故 이시윤 교수님께서 법관으로 재직하시면서도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던 점은 제게 중요한 참고 사례였습니다. 즉, 로스쿨에 진학하더라도 연구를 지속하는 방향을 진지하게 고려했을 것이며, 실무보다는 연구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던 셈입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입시가 단순히 점수로만 줄을 세우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형식상으로는 상대평가 요소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연구자로서의 태도와 기본기가 갖추어졌는지를 함께 보는, 일종의 절대평가적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시 말해, 제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정원이 남아 있더라도 연구자로서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선발하지 않는 방식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매년 TO를 넘는 인원 수가 지원하지만, 합격 및 입학 인원은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6학년도 전기 모집에 함께 합격한 한 동료의 글을 우연히 접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 입시를 앞두고 급하게 준비한 사람이 아니라, 평소에도 학문적인 글쓰기를 꾸준히 해 온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일반대학원 입시는 모집 요강이 발표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시험이라기보다는, 학사 과정을 보내는 동안 연구자로서의 태도와 기본기를 일정 정도 갖춘 사람이 자연스럽게 합격하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입시는 ‘몇 개월 준비해서 통과하는 시험’이라기보다는, 학부 시절의 공부 방식과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2026학년도 전기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모집 일정을 중심으로, 제가 어떤 식으로 준비했는지를 타임라인에 맞추어 정리해 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는 지원 자격으로 TEPS 327점(TOEIC 환산 835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TOEIC을 먼저 공부하게 되지만, 서울대학교 대학원(로스쿨 포함)은 TOEIC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대 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 TEPS 또는 TOEFL 준비가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영어 실력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TEPS를 바로 준비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TOEIC은 어느 정도까지는 문제 풀이 요령을 통해 점수를 만들 수 있는 반면, TEPS는 청해와 독해 전반에 걸친 영어 실력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학원의 도움을 받아 2024년 11월에 TOEIC 915점을 취득한 이후, 별도의 영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25년 9월에 운 좋게도 TEPS 348점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돌아보면, TOEIC을 준비하면서 쌓은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TEPS 준비에도 그대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로스쿨을 1지망으로 두고 일반대학원을 병행할 계획이라면, 우선 TOEIC을 통해 영어 실력의 기반을 다진 뒤 필요에 따라 TEPS에 응시하는 전략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는 자기소개서와 수학·연구계획서(이하 둘을 합해 ‘서류’)를 학교에서 정한 양식에 맞추어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양식에 따르면, 서류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 문항들을 모두 작성하다 보니 제 서류 분량은 총 8페이지 정도가 되었습니다. 합격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 정도 분량은 평균적인 수준인 것 같습니다. 다만 서류에는 개인정보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곳에서는 공개가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반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실 경우 따로 전달해 드릴 수 있습니다.
서류를 쓰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학사 과정 동안의 자신의 활동을 전부 정리해 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서류 작성은 물론이고 면접 과정에서도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즉 이미지와 방향성을 비교적 분명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2학년 때부터 약 4년간 학회 활동을 하며 그룹 스터디와 소논문(보고서) 작성을 꾸준히 해 왔고, 특정 교수님의 수업을 매 학기 수강하며 학문적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부 과정에서 누구보다 많이 공부하려 노력했지만, 동시에 자신의 한계와 무지를 잘 인식하고 있는 학생’이라는 이미지를 설정하고 서류와 면접에 임했습니다.
서류 문항은 다양하지만, 결국 모든 답변은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항마다 다른 내용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각각의 답변이 서로 전혀 다른 방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 평가자가 지원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어렵고, 기억에 남기도 힘들어집니다. 서류 작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항별 답변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버스를 타거나 이동 중에 서류에 쓸 만한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장에 적어 두는 식으로 정리를 반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점은 타인에게 피드백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단순한 비문 수정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게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표현이 있는지, 서류 앞부분과 뒷부분의 내용이 서로 모순되지는 않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마감 직전까지 계속 수정하느라 교수님께 직접 피드백을 받지는 못하고 동료 학우들의 도움을 주로 받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평가자 역시 법학 교수님들이라는 점에서, 가능하다면 교수님의 시선에서 서류를 점검받는 과정이 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면접에 제시문 면접이나 집단 면접이 포함되는 것과 달리, 일반대학원 면접의 형식 자체는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다만 로스쿨과 달리 일반대학원 법학과 면접에서는 전공 기반 질문이 반드시 나온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전공 질문은 연구계획서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지원자가 희망한 세부 전공 범위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출제되는 편입니다.
일반대학원 면접은 보통 면접관 3명에 지원자 1명의 형태로 진행되며, 학교마다 면접 시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의 경우 전공필답고사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다른 대학원에 비해 면접 시간이 짧은 편이었습니다(약 3분 30초 내외).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의 경우에 면접 시간은 10분 안쪽입니다. 물론 지원자의 답변이나 면접관의 반응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 차례 면접을 경험하며 느낀 점은, 잘 본 면접은 ‘내가 주도한 면접’이라는 것입니다. 대학원 면접뿐만 아니라 각종 선발 면접에 응시해 보기도 했고, 학회나 동아리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해 본 적도 있는데, 합격하는 지원자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면접관의 반응을 보며 답변의 깊이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일방적으로 늘어놓기보다는, 면접관의 표정이나 반응에 따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핵심만 정리해 말하는 식의 소통이 이루어질 때 면접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반대로, 좋지 않았던 면접을 떠올려 보면 면접관의 질문에 끌려다니며 즉석에서 답변을 ‘만들어내야 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럴 때는 생각이 꼬이고, 말이 길어지거나 핵심에서 벗어나기 쉬웠던 것 같습니다.
면접 준비와 관련해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특정 교수님이 면접관으로 들어올 것을 전제로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입니다. 대학원 면접을 준비하면서 특정 교수님의 연구 관심사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분들도 많은데, 공부가 된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면접 전략으로는 다소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헌법학 전공으로 지원했음에도, 서울대학교 면접에서는 민사법 교수님이 좌장을 맡으셨고, 연세대학교 면접에서는 기초법 교수님이 좌장이셨습니다. 결국 법학 전반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편이 더 안정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석사 과정에 지원한 학생에게 전공심화지식을 기대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째, 예상 질문을 정리해보는 것은 좋지만, 답변을 통째로 외워 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은 암기한 답변을 재현하는 자리가 아니라, 면접관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답변을 외워가면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왔을 때, 준비해 간 답변과 실제 질문이 섞여 생각이 멈추는 경우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리고 외워 간 답변을 현출하려고 할 때에는 시선이 면접관 방향이 아니라, 천장으로 올라가게 될 수 있는데, 가능하면 그런 상황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지원해 면접을 보았고, 면접이 끝나자마자 당시 질문과 답변을 간략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전공 기반 질문을 제외하면, 질문의 범위는 대체로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참고가 될 만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면접을 마치고 든 인상은,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일반대학원 입시는 단기간에 급하게 준비한 사람보다는 이미 그에 걸맞은 태도와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로스쿨 면접이든 일반대학원 면접이든, 지원자들은 대부분 정장을 입고 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규정상으로는 ‘단정한 복장’이면 충분하고, 실제로 일부 교수님께서는 면접 상황에서 지원자들 대부분이 정장을 입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의견에 공감하고, 실제로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면접 장소에는 정장이 아닌 단정한 복장 차림으로 갔습니다. 다만 막상 면접장에 도착했을 때,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원자가 정장을 입고 있다면 생각보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결론은, 정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재킷·슬랙스·셔츠 정도의 세미정장을 추천한다는 것입니다. 복장 자체보다도, 면접장에 도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심리적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로스쿨 입시의 핵심이 LEET라면,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입시의 실질적인 핵심은 전공필답고사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전공필답고사는, 총 15개의 법학 과목 중 두 과목을 선택하여 120분 동안 치르는 논술형 시험입니다. 이때 두 과목 중 적어도 한 과목은 헌법 또는 민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보통은 과목당 100점짜리 문제 1문제가 출제되지만, 해마다 출제 형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험생들은 대개 세 과목 이상을 준비하고, 시험 당일 현장에서 문제를 검토한 뒤, 문제의 난이도나 쓸 수 있는 내용의 양을 고려해 두 과목을 최종 선택해 작성합니다. 전공필답고사 운영 방식이나 세부 유의사항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수험생 유의사항(전공필답고사)」 파일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 수험생_유의사항 pdf파일 참조법학 전공자 또는 법 관련 실무 경험자가 응시한다는 전제하에, 준비 기간은 보통 원서 접수가 끝난 9월 말부터 약 한 달 정도로 잡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저는 일반대학원 원서 접수가 마무리된 9월 말부터 한 달 가량, 헌법과 민법, 그리고 법철학을 중심으로 준비했습니다.
원서 접수 마감 이후에 본격적으로 필답고사 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실제 준비 기간은 4주 남짓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학부 과정에서 학회 및 그룹 스터디 활동, 소논문 작성 활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필답고사 준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필답고사를 준비하면서 참고한 교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공필답고사 준비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출 문제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블로그, 네이버 카페, 그리고 변호사시험 대비 요약서를 활용해 어떤 쟁점들이 반복적으로 출제되는지를 먼저 정리했습니다.
그다음 단계로는 기본서를 각 과목별로 1회독하며 전체 구조를 잡았습니다. 이후 변호사시험 대비 암기장에 등장하는 핵심 쟁점들을 중심으로, 다시 기본서로 돌아가 2~3회독을 반복하며 내용을 다졌습니다.
이 과정을 거친 뒤에는 핵심 쟁점들의 ‘목차’만을 한글 파일에 정리해 두고, 각 목차에서 자연스럽게 현출되어야 할 내용들을 입으로 말해보는 방식으로 점검했습니다. 말로 설명해 보았을 때 빠지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기본서로 돌아가 보완하는 식으로,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아래는 필답고사 문항을 기억에 의존해 복기해 둔 것입니다. 제가 응시했던 헌법과 민법의 경우에는 실제로 작성했던 목차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실 원서 접수가 끝난 이후에야 필답고사를 준비하기 시작하면, 필답고사 과목이 대부분 전범위라는 점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내용을 처음부터 학습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학부 과정에서 해당 과목을 꾸준히 공부해 온 경우라면, 필답고사 준비는 새로운 공부라기보다 그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복습하는 과정에 가깝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기억을 되살리고, 흩어져 있던 내용을 논술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전공필답고사는, 앞서 언급했듯이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이 선호하는 인재상과도 맞닿아 있는 시험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즉, 모집 요강이 발표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시험이라기보다는, 학사 과정을 보내는 동안 연구자로서의 태도와 기본기를 어느 정도 갖춘 사람을 가려내는 성격의 시험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 직전에 급하게 대비한 지원자보다는, 학부 과정에서의 공부가 자연스럽게 누적되어 온 지원자를 선별하려는 취지로 보였습니다.
한편, 최종 합격자 발표 후의 여론을 살펴보면, 분량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분명하게 드러내느냐인 것 같습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3~4페이지 정도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답안지 크기는 명지대학교에서 사용하는 회색 답안지와 비슷합니다), 비슷한 분량을 작성해도 합격과 불합격이 나뉘는 것은 답안지 중간 중간에 본인의 평가나 사견 등을 나름 타당하게 써 냈는지에 따른 것 같습니다.
이는 일반대학원 법학과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대학원은 이미 정리된 판례나 다수설을 ‘잘 정리해서 재현하는 사람’을 뽑기보다는, 기존의 규정과 이론을 어떻게 이해 및 해석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을 선발하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필답고사는 단순한 지식 확인 시험이라기보다는, 연구자로서 최소한의 사고와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는 시험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일반대학원 석사 과정 합격을 위해 별도의 ‘특별한 준비’를 했다기보다는, 법학을 제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공부해 온 과정 자체가 저의 가장 큰 스펙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 저학년 시절, 한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며 “법학을 포함한 모든 공부의 핵심은 ‘다독(多讀)ㆍ다작(多作)ㆍ다상량(多商量)’”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습니다. 이후 저는 이른바 ‘3다’를 법학 공부의 정도(正道)라고 믿고, 교내 도서관에서 최소 5시간은 꾸준히 공부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2학년 때부터는 학회 동료들과 기본 3법서를 함께 읽고 발제하며 토론을 이어 나갔고, 덕분에 헌법ㆍ민법ㆍ형법의 뼈대를 비교적 빠르게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논문 또는 보고서를 매 학기 작성하고 그것에 관해 토론하면서, 학문적 토대를 쌓아 나갔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의 공부가 곧바로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1~2학년 동안 객관식과 OㆍX 유형을 기반으로 한 학교 시험에서는 기대보다 낮은 결과가 반복되었고, 이를 계기로 오로지 객관식 시험과 OㆍX 시험을 대비하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치열하게 고민을 거듭한 끝에, 법학 공부에는 학문으로서의 법학과 수험법학의 양 갈래가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법학 본연의 탐구는 다독ㆍ다작ㆍ다상량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시험을 위한 준비에는 법규정의 의의ㆍ요건ㆍ효과의 정리와 판례 중심의 집중 학습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3학년 때부터는 시기에 따라 두 방식을 달리 적용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평소에는 학문법학 중심의 탐구 태도를 유지하다가, 시험 3주 전부터는 수험법학 모드로 전환해 개념과 판례에 익숙해지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예컨대 「2000다30554ㆍ30561 판결」은 ‘카탈로그 사례’ 형태로 정리하여 받아들였고, 형법연습 및 채권각론 시험은 변호사시험 기출 문제와 연결하여 대비했습니다. 이러한 투트랙 전략은 곧바로 성과로 이어져 3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전공 과목에서 모두 A+라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학문으로서의 법학과 수험법학의 방법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자각한 이후, 학교 시험에서도 이전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좋은 성적보다 더 중요한 사실들을 몇 가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첫째, 객관식 시험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성적은 한 사람의 역량을 온전히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로스쿨이나 일반대학원, 그리고 취업 과정에서 성적을 지표로 삼아 성실성을 가늠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독·다작·다상량의 방식으로 어떤 학문을 깊이 있게 탐구해 온 사람일수록 오히려 객관식 시험에서는 기대만큼의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성적은 공부의 한 단면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이 법학을 어떤 태도로,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반영해 주지는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둘째, 객관식을 전제로 한 수험법학은 현실에서의 법 문제 해결 과정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수험법학이 요구하는 것은 주로 법규정의 의의·요건·효과와 판례를 빠르게 현출하는 능력입니다. 반면, 실제 법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법학 전공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을 접했을 때
① 그 사안에 적용될 수 있는 법규정을 스스로 떠올리거나 탐색할 수 있는지
② 그 규정을 사안에 맞게 정확히 적용할 수 있는지
③ 위 결과물을 바탕으로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 ①은 공부를 하면서 “이런 사안이라면 이런 규정이 문제 될 수 있겠다”라는 감각을 기르는 문제에 가깝고, 심지어 가까운 미래에는 AI가 상당 부분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②는 단순히 책이나 강의안을 암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능력이 요구되며, 사안 분석과 규범 적용을 반복해 보는 것이 중요한 듯합니다. ③의 경우에는 더욱 다독·다작·다상량을 통해 다양한 논증 구조를 익히고,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다듬는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객관식 수험법학은 법학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힘 자체를 길러 주는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셋째, 수험법학은 법학 전공자들이 인공지능의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요구되는 사고 능력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법학은 여전히 암기와 단편적인 이해 수준의 사고를 요구하는 데에 머물러 있으며, 이러한 방식은 AI가 가장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9급 공무원 시험 또한 단순 암기형 문제에서 벗어나 이해·추론·비판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의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암기 위주의 객관식 수험 방식은 더 이상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언급한 점들을 고려할 때, 수험법학에’만’ 익숙해지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법학 전공자에게 요구되는 사고력과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와 ‘어떻게’를 묻고, 스스로 탐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념 이해와 암기를 중심으로 한 수험법학이 장기적으로는 스스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굳혀 가면서, 역설적으로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성적 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수험법학의 유효성을 인정해서라기보다는, 로스쿨과 일반대학원, 나아가 취업 과정에서까지 성적이 여전히 성실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에는 다독·다작·다상량을 중심으로 법학을 공부하되, 시험 기간에 한해서는 시험이라는 형식에 맞추어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성적을 관리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다시 말해, 수험법학을 공부의 목표로 삼기보다는, 필요할 때 활용하는 하나의 도구로만 다루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같은 시험을 준비하더라도 수험법학을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에 따라 공부의 방향이 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험법학의 한계를 인식한 상태에서 준비할 때에는, 시험을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필요한 부분만 정리하게 됩니다. 반면 그러한 인식 없이 시험을 준비하면, 어느 순간 시험 대비 자체가 법학 공부의 전부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이 부분은 시험을 위한 정리이고, 이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내용이다”라는 구분을 의식적으로 하려고 했고, 그 덕분에 시험이 끝난 뒤에도 공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에 등장하는 유형은 ① 객관식 또는 OㆍX 유형, ② 괄호 넣기 또는 단답 유형, ③ 사례 또는 논술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①과 ②는 시험 대비 방법이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합니다.
위 유형들의 공통점은 문제에 이미 일정한 분량의 글이 제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유형을 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① 많이 보는 것과 ② 시험 직전에 다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많이 보는 것’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점이 중요합니다. 첫째, 1회독이나 2회독은 이후 반복 학습을 위한 기초 단계이므로, 가능하다면 2회독 이내에 전체 내용의 이해를 마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암기가 아니라,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며 이해하는 것입니다. 둘째, 이렇게 1~2회독을 통해 이해한 내용은 이후부터는 다시 깊이 파고들기보
다는 반복적으로 눈에 익히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1회독 단계부터 이해를 넘어 암기를 시도하지만, 이 경우 학습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시험 범위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적어도 법학 시험에서의 공부는, ‘외우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여러 차례 내용을 **‘눈에 바르는 과정’**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한편, ‘마지막에 보는 것’ 역시 ‘많이 보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직전에 내용을 다시 확인해 두면 문항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기존에 이해하지 못해 흐릿하거나 헷갈렸던 부분도 단기기억을 이용해 비교적 수월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위 유형을 대비하는 방법은, 서울대학교 일반대학원 전공 필답고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사례형 또는 논술형 문제를 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음의 세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1~2회독을 통해 기본적인 이해를 마친 뒤(또는 그 과정에서) 강의안이나 교재를 훑으면서 출제 가능성이 있는 쟁점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출제 가능성이 있는 쟁점’이란, 당연히 일정 분량 이상의 ****논증을 전개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기준으로 범위를 선별하면 자연스럽게 시험 준비의 대상은 압축되고, 한정된 시간 안에서 밀도 있는 대비가 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출제 가능하다고 판단한 부분들에 대해 ‘목차만’을 따로 정리해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목차별로 답안에 반드시 현출되어야 할 핵심 내용을 실제로 글로 쓰기보다는, 머릿속으로 차례차례 읊어 보며 점검했습니다.
셋째, 그 과정에서 떠오르지 않거나 빠진 부분이 발견되면 다시 교재로 돌아가 보완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대부분은 일반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스쿨, 공무원 시험, 취업 등 각자의 계획은 모두 다를 것이고, 어쩌면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특정 진로를 권유하는 글로 읽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법학을 공부하는 방식과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학부 과정을 보내면서, 또 일반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며 했던 고민들은, 사실 법학을 공부해 온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 번쯤은 마주치게 되는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와 높은 학점이 필요한 순간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법학 공부의 전부가 될 수는 없고, 결국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 과정에서의 공부는 종종 성적이나 시험 결과로만 평가되지만, 실제로는 그 과정에서 쌓인 독해력, 사고의 구조, 논증의 감각이 훨씬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반복해서 언급한 다독·다작·다상량 역시,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라기보다 법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갖추어야 할 기본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일반대학원 생각은 없는데,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젠가 전공 수업, 시험, 면접, 혹은 실무의 현장에서 ‘내가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 도움이 되는 것은 결국 시험 요령이 아니라 그동안의 공부 태도였다는 점만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이 어떤 결론을 강요하기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법학을 어떻게 공부해 나갈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로스쿨 진학이든, 취업이든, 혹은 전혀 다른 길이든 간에, 그동안 조문을 읽고 판례에 대해 고민하며 많은 사안 앞에서 멈춰 서 보았던 시간들은 결코 가벼운 경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시험이나 선택 앞에서 그 의미가 흐려질 수는 있지만, 법학을 공부해 온 시간 자체에 대해서만큼은 스스로 너무 인색해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